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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하지만, 다능하지 않은.
by 슈퍼노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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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9년인가.. H 웹사이트 만들 때..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날이 한창 더운 여름이었다고들 한다. 나는 그 때 얼마나 더웠는지 잘 모른다. 새벽에 출근하고 늦은 저녁에 퇴근하고.. 계속 서늘한 전산실에서만 앉아 있었으니.. 오히려 점심 먹으러 나갈 때 햇볕이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2. 그 때 뭐냐.. 사람이 부족한 나머지 주변에 좀 실력있는 사람없느냐 해서 같은 과의 오 모양을 추천했었는데, 사무실 사람들이 여자가 온다고 되게 좋아했었다. 그런데 막상 오 모양께서 다른 일이 생겨 급하게나마 임 모군을 대타로 데리고 갔는데 사람들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나한테 "실망이예요" 를 연발하던 기억이 문득 난다.-_-;;

3. 내가 하는 일은 보잘 것 없었지만,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사회 생활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4. 내가 출근한지 며칠 안 되어서 어느 디자이너 누나가 나에게 물었다. K대 출신 아니냐고.. 나중에 알았지만 그곳은 대부분 K대 출신이나 학생이 많았다. 다들 인맥으로 사람을 구하다 보니 프로그래머의 대부분은 K대 출신이었고 나하고 팀장만 학교가 달랐다. 음.. 인맥이란.

5. 그곳에는 병역특례요원이 한 명 있었다. 키도 크고 잘 생기고 성격 좋고 여자친구도 슈퍼모델 출신이고 집안도 부유했다. 그런데 일이 어려울 때마다 하는 말이 "차라리 훈련 받는게 낫겠다" 였다. 그 때 나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이 상당했었는데.. 그 말 듣고 나도 군대 그냥 갈까부다 생각했다.

6. 그 곳의 부장은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이었다. 일도 그렇고 돈 문제도 그렇고.. 예를 들어, 사무실에 공간이 부족해서 수석디자이너(실장)가 비어 있는 다른 부장의 자리를 쓰겠다고 하자 단호히 거절했다. "그 자리는 부장급만 앉는 자리입니다."

7. 어느 날 H 그룹 홍보과와 프로젝트팀 사이에 트러블이 생겼다. 홍보과장이 웹사이트의 디자인을 맘에 안 들어 하는 것이 이유였다. 우리 쪽 책임자였던 부장은 홍보과장한테 쩔쩔매면서 이러면 안 될까요 저러면 안 될까요 굽신굽신.. 우리는 디자인을 바꿔야 하나 어쩌나 그러고 있는데 병역특례요원이 나섰다. 홍보과장의 말을 논리적으로 맞받아치면서 우리 입장을 잘 얘기하니까, 홍보과장이 고분고분해지며 결국 물러났다. 그 때 누군가 이야기했다 "저 형 도대체 못하는게 뭐야??"

8. 홍보과장은 H 회장의 딸이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회장 딸의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거만한 미소, 빠지지 않는 외모, 자연스러운 여유, 그리고 그 뒤를 쫓아다니며 수행하는 여직원 한 명. 그러는 그녀에게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으니..
당시 홍보과장이 쓰는 모니터가 19인치였는데, 해상도는 800 600
-_-;

9. 당시 팀장은 카이스트 출신의 공학도였다. 삐쩍 마른데다가 검은테 안경을 쓴.. "아 저 사람 컴공이네" 말이 자연히 나올만한 스타일이었다.(같은 공대라도 컴퓨터공학도와 기계공학도는 다르다.)
DB 설계를 이 사람이 맡았는데, 이 사람이 DB 설계안을 내놓자 전산센터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DB 구조가 너무 어렵고 구현하기가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에는 전산센터 사람들이 하자는대로 하게 되었지만.. 나중에 병특 형이 팀장을 위로해주었다. 그 사람의 DB 설계안을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었으니까.
그 때 병특 형이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그 사람들의 수준에 맞춰 주어야 한다고 했다."
수준 낮은 사람들을 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힘들다.(간혹 불가능한 사람들도 있다.) 차라리 내가 수준을 낮춰서 대해주는게 낫다.

10. 아마 일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계단내려가다가 디자이너 누나가 다리를 삐었다. 겉으로 보면 되게 차분해 보이는데 행동은 안 그래서 항상 다치고 아프고 그랬다.-_-; 암튼 디자이너실장과 같이 병원 응급실에 디자이너 누나를 데리고 갔다. 디자이너실장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다른 곳으로 가고 내가 디자이너 누나를 지키게 되었는데, 간호사가 달려온다. "환자 보호자 되시나요?" "네..? 네.-_-;" "어디가 다쳤죠?" "네. 계단 내려가다가 어쩌구저쩌구..-_-;" "임신 중인가요?" "... 누나 임신 안했죠? 아마 안 했을 꺼에요^^;; 하하하~"
아.. 잠시 썰렁해지는 응급실;;;

Bonus. 이미지 작업도 했었는데 그 때 우연히 젤리벨리를 보게 되었다. 이미지 작업은 고해상도의 이미지 파일로 하게 되는데 흰 바탕에 알록달록한 젤리들이 모니터 화면을 둥둥 떠다니니 이거 원.. 먹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며칠 후에 젤리벨리를 9천원어치 사서 단번에 다 먹었다.-_-;
그러다가 젤리벨리 머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갖고 싶었으나 구할 길이 없어 포기하던 중..
몇년 전에 젤리벨리 미니머신을 샀다. 100원을 넣고 돌리면 젤리빈이 4~6개 정도 나온다.^^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어서도 좋고 보기에도 적당히 예쁘고~ 저금기능까지-_-;;
고등학교 졸업하면서부터 단맛나는 것은 잘 찾지 않게 되었는데, 유일하게 일부러 찾아 먹는 것이 젤리벨리다. 으으.. 너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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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F-14A가 처음으로 실전배치된 1972년 이후 1980년대까지는 F-14의 가장 화려했던 시기로서, 이 시기의 F-14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최강의 함상 전투기였다. 또한 이 시기는 일시적으로 무려 30개의 F-14 비행대가 유지되기도 했으며, 기체도색도 컬러풀한 고시인성 마크를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던 시기로서, 이 시기의 기체들은 항공기팬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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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4의 마크 중 가장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 VF-1 소속의 F-14A. 걸프전쟁 무렵에도 이런 화려한 마크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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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1과 함께 컬러풀한 마킹의 대표적인 비행대인 VF-111 Sundowners 소속의 F-14A. 기수의 샤크 마우스와 수직미익의 일장기 침몰을 상징하는 마크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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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4 전환훈련 비행대인 VF-101의 F-14A. 애초에는 대서양 함대와 태평양 함대 각기 별도의 전환훈련 비행대가 있었으나, 후에 통합되어 VF-101만이 남아 전환훈련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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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31 소속의 F-14A. Felix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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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213의 F-14A. 로우비지화 된 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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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4A는 AIM-54 피닉스 미사일을 6발까지 장착가능할 수 있지만, 실제 6발을 탑재하면 엔진 추력이 부족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130km 이상의 사정거리를 낼 수 있는 피닉스의 위력은 독보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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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이외에 유일하게 F-14를 보유하고 있는 이란공군. 호메이니의 혁명이 성공하면서 대부분의 이란 F-14 파일럿들은 숙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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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301 소속의 F-14A. 원래는 예비역 비행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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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51 Screaming Eagles의 F-14A. 알래스카에서 소련공군의 Tu-95RC를 요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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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32 소속 F-1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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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핥기 마크로 유명한 VF-114 소속의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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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의 각종 테스트에 사용되던 F-14A. 테스트를 위한 추가장비 장착을 위해 후방석에 사람이 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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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F-21 Freelancers 소속의 F-14A. 원래 인디펜던스함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F-14 비행대 축소로 인해 1996년 1월에 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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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태평양 함대의 F-14 전환훈련 비행대대 VF-124


- 자료출처 : 컴뱃암즈 16호(1998년 1월) -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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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h with the Head of Holofernes
1613
Oil on canvas, 139 x 116 cm
Galleria Palatina (Palazzo Pitti), Florence
ALLORI, Cristofano

앗시리아의 왕 느부갓네살은 팔레스타인 토벌을 위해 홀로페르네스 장군을 보낸다. 유태의 베툴리아를 앗시리아군이 포위하고 있을 때 아키오르 장군은 홀로페르네스에게 유태인을 공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미모의 유태인 과부 Judith는 도주한 것처럼 가장하여 홀로페르네스에게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홀로페르네스의 막사로 초대된 Judith는 그가 술에 취해 잠자고 있을 때 그의 목을 베어 베툴리아를 가져갔다. 이에 유태인은 지휘관을 잃은 앗시리아군을 급습하여 승리한다.

Judith가 일부 종파에서는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는 외경이며, 역사적으로도 의심스러운 사건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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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h라는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모순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름다운 여자.. 여자의 손에 들린 남자의 목.. 다른 한 손에는 칼.

Judith라는 그림을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그림이 나온다.
하나 같이 여자가 남자의 목을 들고 있는 그림이다. 아니면 여자가 남자의 목을 베려는 것이다. 그림에서의 Judith는 용감한 모습이거나 굳게 결의했다는 표정, 남자를 죽여버리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담긴 표정 등이 많은데 이 그림만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취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무표정해 보이지만, 어찌보면 담담한 표정 같기도 하고, 사람을 죽였다는 것에 대해 약간은 슬픈 표정 같기도 하고..

홀로페르네스 장군. 그대는 죽어서 계속 치욕스러운 모습만 후세에게 보이는구나.
AND
신은 아담과 이브에게 에덴 동산의 규약과 이용규칙을 설명했다. 너희는 모든 과일을 먹어도 되지만 "선악을 인식하게 하는 나무"라는 팻말이 붙은 나무의 과일은 머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그것은 악하며 치명적인 결말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브는 이 말에서 모순을 감지한다. 즉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악하다면, 이 말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 그래서 이브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러독스에 일가견이 있는 뱀을 만나 조언을 구한다. 뱀은 그 말을 이념 비판적으로 설명한다. 즉 금지 명령은 반민주주의적이다. 그리고 죽음의 협박은 지배자의 지식만을 보호할 뿐이다. 그러니까 이브는 아무 부담 없이 선악과를 먹을 수 있고, 그러면 그녀는 신처럼 될 것이며 선악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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